생활 정보/대학 전 시절

체육대학교 체대 입시 준비 현실 실패 경험 진솔한 인생 후기

인생 이야기 한 조각 2023. 10. 23. 12:47
728x90
반응형

고등학교 3학년. 즉, 고3부터 체대 입시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최선을 다해서 체육대학교를 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체대 출신이 아니다. 내가 직접 겪었던 경험을 글로 풀어보려고 한다.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1년 동안 체대 입시를 겪었다. 체대 입시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진로를 고민하는 고등학생과 부모님들이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물론 체대 입시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도 누군가의 경험을 재미로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글을 작성하는 남자의 모습

 

 

체대 입시를 준비하게 된 배경

나는 운동을 잘하는 편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애매하게 잘하는 편이었다. 그냥 반에서 운동 제일 잘하는 애, 정도의 위치였다.

 

그나마 초등학교 때, 학교 대표로 달리기 대회를 나간 적이 있긴 하다. 하지만 역시 엘리트들은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로 나에게 운동은 취미였다.

 

문제는 공부도 초등학교 때가 제일 잘했다는 것이다. 그땐 그냥 보는 시험마다 제일 잘하고, 그냥 다 맞는 아이였다.

 

하지만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가니 이것도 찬란한 과거의 영광이었을 뿐이다. 누가 의도한 것 마냥 성적은 반에서 10등 안에 드는 수준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학교와 학원에서 수업만 열심히 듣고, 집에 와서 복습과 예습은커녕 책도 한번 펼치지 않았다. 숙제도 수업 전에 열심히 하던 나였다. 부디 나와 같은 분이 있다면 숙제와 복습만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결론적으로 나는 그냥 운동 좀 하고, 성적은 그저 그런 학생이었다.

 

 

욕심과 걱정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가장 충격 먹은 사실이 있다. 내가 갈 수 있는 대학이 서울에 없다는 것이다. 나는 그냥 자연스럽게 서울에 있는 대학을 골라갈 수 있는 줄 알았다.

 

내 주변 어른들은 거의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왔다. 친한 친구들도 공부를 잘했다. 그런데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럴 때 공부를 더 열심히 했어야 했다. 아쉽게도 그냥 걱정만 했던 것 같다. 성적은 3등급과 4등급 사이에서 머물렀다. 이때가 고등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가는 겨울이었다.

 

이런 시기에 나를 눈여겨보던 분이 계셨다.

 

 

제안

바로 체육 선생님이다. 어느 날 나를 따로 부르셨다. 체대 한번 가보는 것이 어떻냐고 제안을 하셨다.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좋은 대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어서 좌절하던 시기였다. 이때 체육 선생님이 체대 입시를 권한 것이다.

 

그 누구도 체대를 선택하면 좋은 대학에 갈 것이라고 말한 적 없다. 하지만 나 혼자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나의 성적에 운동을 합친다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 것이다'

 

미래가 두렵던 나는 희망이 생긴 기분이었다. 평소에 체육선생님을 보면서 괜찮은 직업이라고 생각을 해왔던 차였다. 체대에 가서 체육선생님이 되면 될 것 같았다.

 

나는 부모님을 설득해서 체대 입시 학원에 다니게 되었다.

 

 

체대 입시 학원에서의 경험

고2가 끝나는 겨울 방학이 끝났다. 고3이 시작하는 시기에 체대 입시를 시작했다. 그때 당시 한 달에 30만 원 정도 들었던 것 같다.

 

학원에서 옷을 맞췄다. 그땐 학원 이름이 적힌 셔츠가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소속감이 좋았던 것 같다. 지금도 돕바라고 부르는 긴 패딩은 지금도 추울 때 가끔 입는다.

 

신발은 아식스에서 나오는 배구화를 신으라고 했다. 정확한 이유는 지금도 모르지만, 덜 미끄러운 느낌이었다.

 

체대 입시 학원에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사람은 당시 합격생들이었다. 체대에 입학한 합격생들이 마치 재수학원의 조교처럼 일을 했다. 원장님과 부원장님 그리고 실장님들 그 밑에 체대 입시에 성공한 학생들이 가르치는 구조이다.

 

생각보다 재수하는 형과 누나들이 꽤 많았다. 재수생들은 이미 한번 해본 상태여서 운동 실력이 엄청났다. 그때의 나는 계속 지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괜히 겁먹은 느낌이다.

 

정작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재수생들은 체대를 합격해서 일하고 있는 조교들을 보면서 어떤 감정이었을까 싶다.

 

어디 가서 체대 준비한다고 그러면 무슨 종목이냐고 물었다.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체대 입시와 엘리트를 혼동하는 느낌이다.

 

운동을 정말 잘하는 엘리트들은 대회에 나가서 자신의 종목으로 성적을 쌓는다. 고2나 고3 때 스카우트에 의해서 진학이 된다. 하지만 체대 입시는 체육과 관련된 종사자가 되기 위한 학과이다. 대학교에서 요구하는 실기 종목과 수능 성적이 필요하다.

 

 

초반기 운동

학원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내가 다닌 학원은 5월~6월 전까지 모두 비슷한 운동을 진행했다.

 

체육학과가 있는 대학들 중에서 많이 겹치는 실기 종목 위주로 하는 것 같다. 윗몸일으키기, 제자리멀리뛰기, 턱걸이, 유연성 테스트 정도이다. 여기에 스쿼트를 추가한다.

 

학원에서 실력이 비슷한 학생들로 5개의 조를 만들었다. 처음에 준비운동을 하고, 가볍게 뛴 이후에 위에서 언급한 5가지 운동을 각 조가 번갈아가면서 진행한다.

 

일주일에 3번,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이렇게 나가서 운동을 했다. 오후 5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에 3시간씩 운동을 했었다.

 

나름 운동을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축구, 농구, 달리기의 경우였다. 이렇게 종목이 정해진 상태에서는 그냥 중간 정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친구들도 각자 자기가 잘하는 운동이 있었다. 나는 그나마 윗몸일으키기가 상위권이었다. 나머지는 보통이고, 유연성은 어떻게 해도 성적이 안 나왔다. 함께 다니던 친구들도 이렇게 각자 특화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체육대학교는 각 학교마다 요구하는 실기 종목이 다르다. 아무리 다른 실기 종목을 잘해도 소용이 없다. 자신이 가고 싶은 학교의 실기 종목을 못한다면 체대 입시는 성공할 수 없다.

 

 

원장님 상담 그리고 체육대학교의 구조

6월 모의평가는 상당히 중요하다. 수능과 가장 비슷한 시험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열심히 성적을 올려도 다 같이 올라간다. 그래서 수능 등급은 6월 모평과 비슷한 경우가 많다. 체대 입시 학원도 6월 모평 성적을 가지고 상담을 진행하게 되었다.

 

사실 상담을 진행하면서 많이 당황스러웠다. 3~4등급이면 정말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 계획은 이름 상관없이 서울에 있는 체육대학교에 진학해서 체육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담을 받으면서 서울에 있는 대학교는 힘들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체육대학교는 내가 생각한 것과 달랐다. 그냥 체육학과를 나오면 체육선생님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정확히 체육선생님이 될 수 있는 학과는 체육교육과이다. 성적이 꽤 중요했다. 심지어 실기보다 성적이 중요한 학과였다. 운동 신경은 어느 정도만 있으면 된다. 심지어 체육교육과는 대학교에서 체대가 아니다. 사범대학에 분류가 된다.

 

실기가 중요한 학과는 체육교육과를 제외한 체육학과들이었다. 대학마다 학과 이름이 다르다. 일단 대표적으로 사회체육학과, 생활체육학과, 스포츠과학과, 스포츠경영학과 같은 이름들이다. 이런 학과들은 서울에 있는 학교더라도 학과는 지방 캠퍼스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이런 체육학과들은 실기로 역전이 가능한 학과이다. 성적이 조금 떨어져도 실기 종목이 우수해서 합격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입시학원을 다니는 이유가 있다.

 

애초에 나의 선택의 방향부터 틀린 것이 문제였다. 체육선생님이 되고 싶었으면, 체대 입시 학원이 아니고 수능 입시 학원으로 갔어야 했다.

 

이때 나는 잘못된 방향을 돌리지 못했다. 이미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그냥 어떻게라도 해보자는 심산이었다.

 

 

후반기 운동

상담 이후에 내가 갈 대학을 정해놓고 운동을 하게 되었다. 3시간 중에서 2시간 정도는 기존과 같았다. 나머지 1시간 동안 내가 정한 대학의 실기를 하는 형식이었다.

 

농구 레이업이나 핸드볼 던지기, 핸드스프링 정도를 더 했다. 이때부터는 입시 학원이 끝나고 나서도 운동을 했다. 식단도 나름 맞춰서 먹었다.

 

딱 한번 체육 입시 학원들이 연합해서 지방의 한 대학에서 모였다. 거기서 평소에 공통적으로 연습하던 실기 시험도 봤다. 그때 아식스 배구화를 신고 가볍게 측정한 100m 기록이 12초여서 기분 좋았던 기억이 있다.

 

수능이 있는 11월이 되기 전까지 이렇게 진행을 했다. 수능이 다가오자 학원도 잠시 쉬었다. 일단 성적이 되어야 운동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수능 이후

사실 수능 이후가 체대 입시에서는 꽃이라고 부른다. 기존 운동을 하루 종일 하는 것이다. 운동선수처럼 기존에 했던 입시 운동의 3배를 진행한다고 들었다.

 

안타깝게도 수능에서 성적이 더 떨어졌다. 학원에서는 특강이 있다고 나오라고 했다. 하지만 도저히 갈 수 없었다.

 

당시 성적으로 원하는 계획이 전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나는 체대 입시 학원을 다녔지만, 원하는 대학교를 포기하지 못한 것이다.

 

당시 특강비가 200만 원 정도 했었다. 이 돈으로 특강을 받고 내가 원하지 않는 대학에 들어간다면 앞으로 많은 후회를 할 것 같았다. 결국 특강대신 재수학원을 가게 되었다.

 

 

체대에 진학하지 못한 이유

방향을 잘못 설정한 것이 크다. 상위권 대학을 가려고 체육대학을 선택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다. 고만고만한 성적에 운동을 한다고 상위권 대학을 갈 수 없다.

 

체육선생님이 되고 싶다면 체육교육학과를 목표로 했어야 한다. 이 체육교육학과는 성적이 우선적으로 탄탄하게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체육선생님이 목표가 아니면서, 체육 관련 종사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체대 입시를 하는 것이 맞다.

 

 

그래서 그 이후

이미 대학교는 예전에 졸업했다. 나의 모교는 서울에 있다. 교육이나 체육이랑 관련된 학과 아니다. 다음 글에서는 내가 어떻게 대학에 가게 되었는가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