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라는 단어는 끔찍한 단어이다. 그 누구도, 어떤 시험에서도 삼수나 그 이상 N수는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내가 삼수생이었다. 그것도 인생에서 가장 큰 갈림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수능에서 말이다.
삼수는 독학재수학원을 다니면서 공부했다. 재수 때 종합학원을 다녀본 경험이 있어서 나에게 맞는 곳을 골라서 간 것이다. 수능 삼수를 경험하면서 느꼈던 점과 독학재수학원의 경험을 풀어내보려고 한다.
삼수를 하게 된 배경
1. 고등학교 시절
고3부터 체대 입시를 준비했다. 사실 체대 입시를 준비하지 않았더라도 재수는 했을 것 같다. 딱히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전 글들에서도 항상 언급했다. 나는 학교나 학원에서 수업을 열심히 듣기만 하면 성적이 오르는 줄 알았다. 집에 와서는 책을 펴본 기억이 없다. 숙제도 수업 시간 전에 급하게 마무리해서 제출했다.
하지만 대학은 가고 싶었다. 그나마 운동에 자신이 있었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고 싶어서 체대 입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체대 입시를 경험한 자세한 이야기는 해당 링크에서 자세하게 작성했다.
체육대학교 체대 입시 준비 현실 실패 경험 진솔한 인생 후기
2. 종합 학원에서 재수
수능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 고3이 체육 입시에 더 몰두했기 때문에 할 말도 없었다. 원래라면 수능이 끝나면 체대 입시학원 특강을 받았어야 했다.
하지만 내 목표는 서울에 있는 대학이었다. 체대 입시는 단순히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었다. 내가 받은 수능 성적으로는 올림픽 금메달을 따지 않는 이상 서울 안에 있는 대학을 갈 수가 없었다. 체대 입시 학원에 갈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체대 입시학원을 가지 않고 바로 재수 종합학원으로 갔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애초에 나에게 필요한 것은 기초였다. 재수 종합 학원은 기초를 쌓을 수 없는 환경이었다.
그것을 알았을 때 바로 종합학원을 그만둬야 했었다. 하지만 부모님께 허락을 구하지 못했다. 체대 입시를 선택한 나는 신뢰를 많이 잃어버린 상황이었다.
결국 수능까지 학원비가 200만 원 하는 종합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수능 점수는 재수에 비해서 아주 조금 오른 상황이었다. 재수 종합반을 다닌 이야기는 해당 링크에서 자세히 작성했다.
재수학원 종합반 수능 재수 경험 느낀 점 및 후회 후기
삼수와 계획
결국 삼수를 하게 되었다.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종합반에서 얻은 경험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대충 감이 잡혔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기초를 쌓고, 문제 푸는 능력이 있으면 되는 것이었다. 바로 나의 계획을 실현시킬 곳을 찾게 되었다.
처음에는 독서실을 알아봤다. 하지만 독서실은 위험이 컸다. 이미 지쳐버린 내가 나태해질 것이 두려웠다. 조금이라도 공부가 싫어진다면 끝일 것 같았다.
학교나 재수 종합반은 내가 싫어도 움직이게 만들어줬다. 하지만 독서실은 아무리 처음 의지가 강해도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을지 자신이 서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도 고민을 잘한 것 같다.
그렇게 찾다가 독학 재수 학원을 알게 되었다. 이곳은 재수 종합반과 독서실을 합쳐놓은 형태이다. 한마디로 수업이 없는 재수 종합학원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종합학원, 독학재수학원, 독서실
개인적으로 종합학원에 좋지 않은 마음이 있다. 그럼에도 종합학원의 시스템은 부정할 수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수능까지 공부를 할 수 있게 밀어줬다.
하지만 종합학원에서의 수업이 문제였다. 만약 수업이 잘 맞았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맞지도 않는 수업때문에 시간이 흘러버렸다.
인터넷 강의가 없는 세상이라면 종합학원에 꼭 다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 강의가 아주 잘 나온다는 점이다. 꼭 종합반의 수업이 아니더라도 좋은 양질의 수업을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
기초가 부족한 나의 경우에는 독학 재수학원을 선택했어야 했다. 독학 재수학원은 종합반과 아주 유사하다. 출결 관리, 영어 단어 시험, 듣기 시험, 모의고사 응시만으로도 독서실보다 괜찮은 곳이다.
집에서 가까운 독학 재수 학원에 들어갔다. 인강으로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었다. 힘들어도 시스템에 따라 움직였기 때문에 어떻게든 공부를 했다. 삼수를 하면서 제대로 되는 느낌이 들었다.
삼수에서 실수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하면 많이 후회되는 일이 있다. 그때의 나는 수업을 잘 들어야만 시험을 잘 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생각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 새로 구매한 과목별 인강 선생님들의 커리큘럼을 기초부터 모든 강의를 들은 것이다. 1월부터 학원을 다녔기 때문에 시간이 넉넉할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다.
주요 과목과 탐구과목까지 모든 커리큘럼을 기초부터 들었다. 심지어 기초 혹은 고급 중 하나만 선택하는 강의가 있으면 기초와 고급 모두 들었다.
이러다 보니 주야장천 강의만 듣다가 6월 모평을 보게 되었다. 결론은 처참했다. 객관식인 수능에서 이론만 파고 있다가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시간을 되돌린다면 기출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풀었을 것이다. 뒤늦게라도 기출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다음 글에서는 대학을 다니다가 반수를 한 이야기를 적어볼 계획이다.
삼수에 대해 느낀 점
남들은 대학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혼자 뒤처지는 느낌도 있었다. 매일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삼수를 할 때는 이런 생각 때문에 더 힘들었다.
하지만 정작 합격한 대학은 즐겁기만 한 곳은 아니었다. 축제도 그저 떠들석한 하나의 사건이었다. 삼수를 해서 시간이 뒤처지는 것은 맞지만, 인생이 큰일이 난 것도 아니었다.
삼수를 하면서 공부하는 법을 배우고, 나의 한계와 끈기를 알 수 있었다. 지금은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뒤쳐지는 순간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힘들었던 것 같다. 삼수를 하던 그 순간도 인생에서 한번 있는 소중한 순간이었을 뿐이다. 이순신 장군님도 재수를 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분의 업적만을 기억하고 있다.
만약 재수 및 삼수나 N수를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진심을 다해서 응원하고 싶다. 적당한 긴장감은 필요하겠지만,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고 조금씩 나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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