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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대 준비생이었지만 달리기 초보자의 하프마라톤 준비와 완주 추억

인생 이야기 한 조각 2023. 11. 2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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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마라톤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가장 많이 달린 날이었을 것이다. 나름 체대 입시를 준비했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 살면서 달리기로 거의 져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거리 달리기는 예상과 많이 달랐다. 결과도 많이 당황스러웠다. 하프마라톤을 신청하게 된 계기, 준비 과정 그리고 참가해서 생겼던 일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하프마라톤이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생각나는 그대로 전부 작성하려고 한다.

 

마라톤에 참가한 사람이 엄지를 올리면서 기분을 표현하는 장면

 

 

친구의 권유

주변에 마라톤에 빠져있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고등학교 은사님과 마라톤을 나가면서 마라톤에 빠지게 된 케이스다.

 

SNS에 완주했다는 글이 자주 올라왔다. 매번 완주 글을 보다가 슬슬 관심이 생겼다. 나도 운동하면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꽤 오래된 일이지만 저번 글에서 밝혔듯이 체대를 준비하기도 했었다.

 

 

체육대학교 체대 입시 준비 현실 실패 경험 진솔한 인생 후기

고등학교 3학년. 즉, 고3부터 체대 입시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최선을 다해서 체육대학교를 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체대 출신이 아니다. 내가 직접 겪었던 경험을 글로 풀어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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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마라톤에 관심이 생길 때쯤, 그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하프마라톤을 함께 뛰어보자는 연락이었다. 나는 바로 좋다고 했다.

 

하지만 이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단거리와 장거리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말이다. 학교 다닐 때 반에서 100m나 3km 같은 거리를 모두 잘 뛰었었다. 괜한 자부심이 있었다.

 

하프 마라톤은 정확히 21.0975km이다. 내가 그동안 한 번도 뛰어본 적이 없었던 거리이다. 단순히 3km를 잘 뛰면 그냥 가볍게 완주할 줄 알았다. 나는 3km가 장거리라고 생각한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

 

 

약간의 연습

정말 가볍게 생각했었다. 연습도 그냥 동네 공원을 뛰어본 것이 전부이다. 그냥 나 자신을 믿기로 했다.

 

친구가 만나서 연습을 해보자고 했었다. 그런데 나는 무슨 연습이 필요하냐고 했었던 기억이 있다. 진짜 말 그대로 그냥 나간 셈이다.

 

 

철저한 준비물

허술한 연습과 반대로 준비물은 철저히 준비했다. 연습하는 것보다 준비물을 구매하는 것에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마치 미니멀리스트의 정반대인 맥시멈리스트 마냥 이것저것 준비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신발은 발 체형을 측정해 주고 신발을 추천해 주는 곳까지 가서 준비했다.

 

옷은 마라톤 협회 측에서 참가한 사람들한테 지급해 준 반팔 티셔츠를 입었다. 스마트폰을 넣을 수 있게 허리에 차는 주머니, 땀을 닦기 위한 손목 보호대, 또 땀이 머리에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한 머리 보호대 같은 것도 준비했다.

 

달리면서 먹을 것도 준비했다. 에너지젤은 몸에 안 좋을 것 같아서 짜 먹는 양갱이라는 것도 구매했다. 진짜 필요한 것을 억지로 생각해서 이것저것 준비했다.

 

물론 준비물은 유용했다. 그래도 준비물 준비하는 시간만큼 달리는 연습을 했어야 했다. 적어도 1kg이라도 뺐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대회 당일날

난생처음으로 하프마라톤에 참가하게 되었다. 4월 정도였다. 아침이라서 약간 차가운 느낌이 있었다.

 

사람들이 많아서 축제 같은 느낌이었다. 하프 마라톤 말고 10km 달리기도 함께 있었다. 그래서 가족이나 연인들도 상당히 많이 보였다.

 

짐은 트럭에 보관이 가능했다. 출발 장소에서 맡기면, 도착 장소에 배송이 된다. 내가 완주를 하고 짐을 찾을 수 있게 되어있었다.

 

 

의외의 인물

하프마라톤에는 의외로 유명한 사람들이 보였다. 안철수 씨 같은 정치인들이나 연예인들도 봤던 것 같다. 친구와 함께 가서 사진도 찍었던 기억이 있다. 꽤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었다. 

 

 

출발

긴장한 탓인지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갔다.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도 정신없이 바로 출발하는 시간까지 흐른 느낌이다.

 

출발 소리와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이때까지 나는 마라톤이면 최대한 힘을 빼고 천천히 뛰어서 완주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로 사람들이 빨랐다. 친구도 경험을 많이 해서 꽤 빠른 편이었다. 나는 겁도 없이 친구와 빠른 사람들과 함께 뛰기 시작했다.

 

 

할만한데?

그냥 정신없이 사람들과 함께 앞으로 갔다. 가볍게 생각했어도 한편으로는 두려움이 있긴 했다. 하지만 초반이라서 뛸만했다.

 

뛰다 보니 응원을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나 흥겨운 음악소리가 있는 터널도 있었다.

 

이런 응원을 보고 더 힘이 나서 뛰었던 것 같다. 10km까지는 정말 가볍게 뛰었다.

 

 

맨발의 할아버지와 상식의 파괴

신발 없이 맨발로 뛰시는 할아버지도 있으셨다. 머리와 수염이 모두 하얗고 연세가 꽤 있어 보이셨다. 그런데도 몸이 마르시고, 맨발이신 것을 보면 꽤 마라톤 경험이 있으신 분 같았다.

 

심지어 나보다 빠르셨다. 마라톤을 하면서 정말 놀랐던 부분이다. 나는 내가 여성과 나이 드신 분들에 비해서 운동을 잘하는 것은 상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적어도 장거리 달리기에서는 이런 것은 전혀 상식이 아니었다. 생각해 보면 다른 것도 잠깐 빠르게 달리고, 잠깐 힘을 쓰는 정도에 불가했던 것이다.

 

나보다 빠른 여성들과 할아버지, 할머니가 정말 많았다. 달리면서 편협했던 상식이 파괴되었다.

 

 

오르막길과 통증

10km 이후부터 살짝 몸이 지치기 시작했다. 빠른 편이던 속도는 점점 느려졌다. 결국 친구도 먼저 보내고, 다른 사람들도 나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오르막길도 있어서 더욱 쉽지 않았다. 문제는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통증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도 못해서 많이 당황스러웠다.

 

주변을 둘러보면 나 같은 사람들이 꽤 있었다. 모두 뿌리는 파스를 받아서 다리에 뿌리고 있었다. 후반부에 들어서니 여기저기서 파스냄새가 진동을 할 정도였다.

 

나도 하나 받아서 다리에 막 뿌렸다. 뛰다 보니 다리에 감각이 없었다. 하지만 마라톤 풀코스도 아니면서 포기를 하면 상당히 창피할 것 같았다.

 

뛰긴 뛰었지만 거의 걷는 속도였다. 그래도 포기는 하지 않았다. 마라톤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몸무게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 것 같긴 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중요할 줄은 몰랐다.

 

 

도착

출발할 때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였다. 하지만 내가 도착할 때에는 별로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나는 2시간 10분 대에 도착했다.

 

도착하고 보니, 공연도 하고 있고 상당히 흥이 많은 곳이었다. 하지만 몸이 많이 지쳤기 때문에 빨리 집으로 가고 싶었다.

 

친구와 인증 을 찍고, 완주 메달과 함께 나눠준 간식을 함께 먹었다. 친구한테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풀코스를 완주하고 인증을 하는 친구가 더 대단해 보였다.

 

 

이후 이야기

협회 측에서는 링크를 보내줬다. 링크에서는 내 기록과 사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피니시 라인에 도착할 때 자동적으로 찍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사진은 돈을 내야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아쉽게 눈을 감고 찍힌 사진 밖에 없었다. 그래서 구매는 하지 않았다.

 

 

풀코스에 대한 관심

하프 마라톤을 경험하고 나서 풀코스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이때 마라톤에 관심이 더 깊어졌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도서관에서 마라톤 관련 책을 읽게 된 것도 이것이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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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음 글은 마라톤 풀코스에 참가해서 있었던 일을 작성하고자 한다. 풀코스는 또 그 친구와 그 친구의 은사님과 함께 또 마라톤에 참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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