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보/대학생 시절

하프에 이어서 풀코스 마라톤 대회 도전 후기

인생 이야기 한 조각 2023. 11. 30. 17:45
728x90
반응형

마라톤 풀코스에 처음 출전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작성하려고 한다. 풀코스 전에 하프 마라톤에 참가했었다. 직접 풀코스와 하프는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 느껴봤다. 달리면서 느꼈던 모든 것을 적어볼 계획이다. 참고로 내가 참가했던 풀코스 대회는 서울 국제 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대회였다.

 

완전 초보자였기 때문에 실수가 상당히 많았다. 고수가 작성하는 전문적인 마라톤 글을 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읽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 풀코스를 뛰면서 있었던 황당한 일들을 작성하려고 한다. 나와 같은 실수들이 없길 바라면서 작성했다.

 

 

체대 준비생이었지만 달리기 초보자의 하프마라톤 준비와 완주 추억

하프마라톤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가장 많이 달린 날이었을 것이다. 나름 체대 입시를 준비했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 살면서 달리기로 거의 져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pieces-of-life-story.tistory.com

 

 

마라톤을 뛰면서 주변 사람들과 함께 뛰고 있는 사람의 모습

 

 

하프 마라톤으로 자신감 상승

친구의 권유로 하프 마라톤에 참가했었다. 다행히 완주도 했다. 기록은 2시간 10분대로 하위권이었다. 하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하프를 뛸 때에도 상당히 힘들게 뛰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그런 것들을 다 잊었던 것 같다. 풀코스에 나가도 완주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하프 기록이 2시간 10분이니, 풀코스는 4시간 20분 정도 하겠다는 착각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기적의 계산법이다.

 

 

친구의 권유와 대회 참가

마침 그 시기에 하프 마라톤을 함께 뛰었던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이번에는 자신의 은사님과 함께 마라톤 풀코스에 참가하자는 것이었다.

 

자신감이 가득한 상태였기 때문에 바로 대회에 참가 신청을 했다.

 

시간이 지나고 대회에서는 배에 붙이는 번호표와 싱글렛이라고 하는 나시를 보냈다. 이것을 받으면서 더욱 풀코스를 완주해야겠다는 의욕이 앞섰다.

 

 

풀코스 마라톤 준비와 실수들

나름 준비를 한다고 책도 찾아보고 인터넷도 찾아봤다. 저번에 작성한 도서관 글에서 작성한 부분도 이 시기이다. 

 

 

대학생 시절 유용했던 추억의 대학 도서관 이용 후기

대학을 다니면서 도서관이 정말 유용하게 활용했다. 내 주변 동기들이나 대학생들이 도서관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때는 이렇게 글을 작성하지도 않았고, 받는 혜택이 좋았기

pieces-of-life-story.tistory.com

 

 

심지어 이전에 있었던 영상들을 보면서 코스도 참고했다. 그런데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아쉽게도 이때 안타까운 선택을 하게 된다.

 

 

1) 이런 신발

이미 나에게 맞는 신발이 있는 상태였다. 발 체형을 측정하고 나에게 맞는 러닝화를 추천받아서 하프 마라톤을 뛰었었다. 나는 체중도 있고, 중립적으로 뛰는 편이다. 그래서 쿠션화를 추천받아서 구매했다.

 

그런데 당시 마라톤 영상을 찾다가 유명 마라톤 선수들이 신는 신발에 반하게 된다. 참고로 그들은 나와 정반대로 쿠션이 거의 없는 레이싱화를 신는다.

 

선수들은 프로라서 관리를 하고 몸무게가 상당히 가볍다. 또한 전문가들이 달라붙어서 그들에게 맞는 신발을 연구했을 것이다. 현대 기술이 총집합된 결과물이 그들의 신발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단순히 선수들이 신는 신발을 신고 달리고 싶었다. 그래서 결국 아디다스 아디제로 아디오스 부스트라는 신발을 구매하게 된다.

 

 

같은 신발과 다른 목적

미리 말하지만 망했다. 나와 선수들은 목적이 다른 상황이었다. 선수들은 말 그대로 100m처럼 전력질주 하듯이 기록을 내기 위한 상황이다. 따라서 그에 맞는 가벼운 신발이 레이싱화이다. 반대로 나는 완주라도 해보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대로 신던 신발을 신는 것이 맞았다.

 

 

2) 건강에 대한 오해

잘못 선택한 것은 신발뿐이 아니었다. 글을 많이 읽다가 횡문근융해증이라는 근육이 손상되는 증상을 알게 되었다. 과도하게 운동을 하면 이런 증상으로 신장이 다칠 수 있다는 글이었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고 해서 대회 시작 전에 물을 굉장히 많이 마셨다. 심지어 달리는 도중에 갈증이 없어도 물을 억지로 마셨다. 정말 어리석었다. 이 부분은 밑에서 있는 그대로 다뤘다.

 

 

+ 추가로 준비한 것들

하프 마라톤에 참가하면서 필요하다고 느낀 것들을 준비했다. 먼저 챙이 있는 모자다. 하프 마라톤에서는 땀이 흐를 것 같아서 머리 밴드를 착용했다. 그런데 땀은 안 나고 햇빛 때문에 불편한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러닝용으로 나온 모자를 준비했다. 햇빛이 가려져서 좋았다.

 

다이소 예식장 장갑도 준비했다. 아침에 쌀쌀할 때 장갑을 끼면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 저렴한 다이소 예식장 장갑을 끼고 몸이 어느 정도 따뜻해지면 그냥 버리는 것을 추천받았다. 실제로 만족스러웠다.

 

대회 전에 탄수화물 식단으로 먹는 것도 추천받았다. 선수들은 카보로딩이라고 하면서 전문적으로 몸에 탄수화물을 축적한다고 한다. 마라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탄수화물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평소 먹는 대로 먹으면 되었다. 그냥 돌발적으로 고기만 먹거나 단백질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지 않은 정도이다.

 

달리면서 먹을 짜 먹는 양갱은 또 구매했다. 에너지젤이나 파워젤도 먹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아서 구매하지는 않았다. 물론 또 달린다면 에너지젤이나 파워젤을 먹어볼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평소 연습도 틈틈이 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달렸다. 하루에 10km 정도씩 준비했던 것 같다.

 

 

국제 마라톤 대회

드디어 대회날이 되었다. 대회 전에 카페인을 섭취하면 좋다고 들었다. 그래서 아침에 커피를 마셨다.

 

친구와 은사님을 만나서 응원을 했다. 그런데 이미 마라톤 완주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출발 장소가 달랐다. 기존에 기록이 있는 사람들은 기록에 따라서 먼저 출발한다. 빠를수록 앞에서 뛰는 것 같았다.

 

그래서 가장 먼저 출발하는 사람들은 엘리트 선수들이었다. 반대로 나는 기록이 없었기 때문에 가장 뒤에서 시작했다. 혼자서 외로운 달리기를 시작했다.

 

하프 마라톤 때처럼 상당히 긴장이 많이 됐다. 도착하고 얼마 안 된 것 같았다. 그런데 바로 출발하는 시간까지 성큼성큼 시간이 흘렀다.

 

옆에서 어떤 아저씨들도 긴장을 하셨는지 서로 아무것도 아닌 일로 욕하고 막 싸우셔서 더 정신이 없었다. 날도 쌀쌀해서 기분도 싱숭생숭한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정신없이 앞에서부터 출발이 시작되었다.

 

 

출발

정확히 아침 8시부터 앞에 사람들이 출발하기 시작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함께 달렸다. 하지만 5km 좀 뛰었을 때 문제가 생겼다. 물을 상당히 많이 마셔서 소변이 마려웠다. 날도 쌀쌀하고 커피까지 마셔서 더 심했다.

 

문제는 주말 아침이라서 화장실이 거의 닫혀있었다. 마라톤 코스 중간에 화장실이 보이자마자 들어갔다. 그런데 한 번이 아니었다.

 

계속 소변이 마려웠다. 화장실을 갔다가 나온 다음에 음료수를 그만 마셨어야 했다. 하지만 여전히 건강이 우려가 되었다. 그래서 대회 측에서 제공한 음료수를 빠짐없이 마셨다.

 

달리는 것과 화장실 찾는 것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화장실에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꽤 많았다.

 

 

역시나

어느 정도 진정이 된 상태로 달렸다. 하프 마라톤 때도 느꼈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정말 빠르시다. 머리가 하얀 분들이 앞에서 뛰고 계셨다. 풀코스는 아예 단체로 팀을 이뤄서 나오신 듯하다.

 

그런데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점점 거리가 벌어졌다. 정말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화장실을 찾느라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기도 했었다. 이때 앞으로는 물을 적당히 마셔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하프

어떻게 하프거리인 21km까지 쭉 뛰어서 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리에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하프 마라톤에서는 다리 통증이 심하기 전에 끝이 났었다.

 

문제는 풀코스라서 21km까지 온 만큼 더 갔어야 완주가 가능했다. 꼭 완주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아픈 다리로 계속 뛰었다.

 

하지만 점점 뛰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아예 걷는 것도 불가능할 정도로 통증이 있었다.

 

 

포기자를 위한 버스

국제 대회라서 그런지 거리마다 포기자를 위한 버스가 있었다. 멀쩡할 때에는 뛰면서 절대 버스를 타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뛰었다.

 

다리가 점점 아파왔다. 더 크게 충격을 먹은 것은 다른 사람들과의 속도 차이다. 어떻게든 가려고 했지만 점점 멀어졌다. 심지어 뒤에서 온사람들도 앞으로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결국 계속 가다가 포기자를 위한 버스에 탑승했다. 대형 관광버스였는데, 사람이 꽤 많았다. 버스에서는 파스냄새가 상당히 많이 났다.

 

분명히 날은 쨍쨍하고 좋았다. 하지만 버스 내부는 상당히 침울한 분위기였다.

 

예상과 다르게 버스는 바로 출발하지 않았다. 아마도 마지막 사람까지 기다린 느낌이다.

 

나는 거의 오전 11시에 버스에 탑승했다. 정작 버스는 오후 1시 30분 정도부터 움직였다. 아침 8시에 출발했으니, 버스는 5시간 30분 이후부터 출발한 셈이다.

 

만약 버스가 이렇게 늦게 출발하는 것을 알았다면, 걸어서 완주를 했을 것이다. 

 

 

도착

골인 지점에서 버스는 멈췄다. 나는 형식적으로라도 완주를 느끼기 위해서 피니시 라인까지 갔다. 이때 다리가 상당히 아파서 절뚝거리면서 갔었다.

 

꽤 늦은 시간이라서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래도 골인 지점에 들어서니 다 끝났다는 느낌은 받았다.

 

 

마무리를 하며, 풀코스와 하프의 차이점 및 깨달은 점과 조언

풀코스를 직접 뛰어보니 정말 힘들었다. 하프 마라톤을 뛰어봤지만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단순히 하프 마라톤의 두 배는 풀코스 마라톤이 아니다.

 

하프 마라톤을 완주해도 힘든 상태이다. 풀코스는 그 상태로 또 하프 마라톤을 뛰는 셈이다. 부끄럽게 나도 완주를 하지 못해서 정확히 얼마나 더 힘들지 모른다.

 

코로나 때문에 이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살면서 꼭 마라톤 완주는 이뤄볼 계획이다.

 

이제는 나에게 맞는 신발을 신고, 물을 적당히 마시면서 완주를 노려볼 계획이다. 평소에 틈틈이 연습도 할 것이다. 만약 참가해서 아무리 힘들어도 버스는 절대 타지 않을 예정이다.

 

참고로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이다. 마라톤에 참가하실 분이라면 가능한 체중을 가볍게 하시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마라톤을 뛰고 난 이후도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라톤에 참가했던 주변 사람들을 보면 길어도 일주일까지는 다리를 절뚝거리는 것 같다. 나는 완주도 못했는데, 일상생활이 힘들 만큼 다리에 통증을 느꼈다. 특히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앉으려고 하는데, 누가 그 자리에 냉큼 앉아버리면 정말 원망스러울 만큼 힘들었다. 

 

마라톤 직후 여행이나 활동이 많은 업무 등은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즐거운 러닝 하시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꼭 완주하셨으면 좋겠다.

728x90
반응형